설교 때 틀리기 쉽거나 알아두면 편리한 한자숙어 1000여개

입력 2018-01-25 00:01

여호수아의 군대가 르비딤 전투에서 아멜렉 사람들과 겨뤄 대승을 거뒀을 때, 삼손이 다곤 신전을 무너뜨려 3000명이나 되는 블레셋 사람들을 죽였을 때….

강단에 선 설교자들이 이 같은 내용을 전할 때 “풍비박산(風飛雹散) 난 적들”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하다. 더러는 ‘풍지박산’ ‘풍지박살’이 익숙한 이들도 있을 텐데, 틀린 표현이다. 목사이면서 저술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되는 대로 말하는 설교는 설교의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시킨다”면서 설교의 품격을 갖추기 위한 요체로 ‘바른말 사용’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책에는 틀리기 쉽거나 알아두면 편리한 한자숙어가 1000개쯤 담겨 있다. 그 가운데 사자성어 등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성경에서 끄집어낸 용례 설명은 이 책의 묘미다.

가령 뒤섞이고 꼬인 상태를 뜻하는 ‘복잡다단(複雜多端)’을 설명하면서 “복잡다단한 세상을 속 편히 사는 방법은 예수님과 천국을 바라보는 것 외에는 달리 뾰족한 묘수가 없다”며 꼭 맞는 성경구절을 소개하는 식이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 여기에다 복잡다단과 비슷한 ‘복잡다난’이 틀린 표현임을 빼놓지 않는다.

떠돌이 생활을 뜻하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을 ‘동가숙서가식’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음을 짚어주면서, 사울을 피해 10년 넘게 도망 다닌 다윗의 처지를 잇대 설명하기도 한다. 목회자뿐 아니라 대중 앞에 서는 일이 많은 이들이 참고할 만하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