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불안한 ‘한지붕 두가족’

입력 2018-01-25 05:00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축하메시지를 전하러 온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 반대파, 새 당명 ‘민주평화당’ 확정 공개

반대파 “당장 탈당 감행 안해”
통합파는 통합작업에 속도 더해

국민의당이 본격적인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시작했다. 통합 반대파는 24일 자신들이 추진 중인 개혁신당 당명을 ‘민주평화당’으로 발표했지만, 당장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대파 의원이 주축인 ‘개혁신당창당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새 당명을 확정 공개했다. 약칭은 ‘민평당’이다. 새 당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끈 평화민주당(평민당)과 유사하다. 호남 민심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평당은 오는 28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다음 달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통해 공식 출범한다.

반대파가 당명까지 공표하며 분당을 기정사실화했지만, 국민의당 통합파와 당분간 동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의원 등 반대파 핵심 의원들을 징계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소속 의원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 제명 의결은 할 수 없다. 한 반대파 중진 의원은 “안 대표가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켜주지 않겠다는데, 우리도 의원직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당에 남아 계속 투쟁할 것이고, 결국은 안 대표가 ‘제발 나가 달라’고 애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중립파 의원들은 안 대표를 만나 ‘전당대회 전 조기사퇴’ 중재안을 다시 제안했다. 안 대표는 “저는 ‘고민해보겠다’고만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중립파는 안 대표가 조기사퇴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잔류와 탈당 가운데 최종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통합파는 통합 작업에 속도를 더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 논의 실무기구인 ‘통합추진협의체’를 양당 대표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로 확대·개편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통합신당이 출범해도 우리의 정체성과 창당 정신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도 기념식에 축전을 보내 “바른정당은 기득권 수구보수에 저항한 개혁정신으로 새로운 개혁보수의 길을 열어냈다. 함께 중도개혁세력의 힘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최승욱 이종선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