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사업소인 tbs교통방송에는 프리랜서라는 이름을 달고 PD나 기자, 작가, 카메라감독 등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이 272명 있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채용된 PD, 기자 등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개인사업자 자격, 혹은 용역업체를 통한 파견직 신분이다. 이들은 해고 불안, 낮은 보수, 복지 차별 등에 시달려 왔다.
서울시가 tbs의 프리랜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은 24일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tbs 사례가 대한민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tbs는 내년 재단법인 전환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재단 전환에 맞춰 프리랜서의 정규직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올 상반기 중에는 프리랜서 계약 유지 의사를 밝힌 13명을 제외한 259명을 계약직으로 직접고용 한다. 이렇게 되면 일단 연차휴가, 퇴직금, 4대 사회보험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내년 tbs 재단법인 설립 후엔 직고용 계약직에게 ‘개방형 제한 경쟁’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규직화 한다. 업무 상시·지속성 등 정규직 전환 요건을 충족하는 181명이 대상이다. 방송작가 78명 등 정규직 전환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엔 전속계약 체결 등 직접고용 방식을 유지한다.
서울시는 정규직 전환을 재단법인화 이후에 추진하는 것은 재단법인이 돼야 공무원 정원 규정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방송사와 공공기관 중 프리랜서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랜서는 국내 취업자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리랜서의 절반에 가까운 43.3%가 방송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tbs 프리랜서 정규직화가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또 2016년 tvN 프리랜서 조연출로 일하다 사망한 고 이한빛 PD 유가족과 전국언론노조가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하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지원하기 위해 방송국이 몰려있는 마포구 상암동 내 시 소유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에서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작해 2017년까지 9098명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부터는 무기계약직의 완전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엔 서울교통공사의 1288명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김남중 김유나 기자 njkim@kmib.co.kr
tbs교통방송 PD·작가 등 프리랜서 272명 정규직 전환
입력 2018-01-2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