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66회 생일… 인터넷 달군 올림픽 논쟁
팬카페 ‘문팬’ 다양한 이벤트
뉴욕 전광판에도 축하 광고
文 “특별한 생일 됐다” 감사
가족들과 관저서 조용한 만찬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인 24일 청와대 내부는 차분했고, 외부는 뜨거웠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행사 없이 조촐하게 가족 식사만 했으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 간의 검색어 전쟁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 열혈 지지자들은 생일을 기념해 평화올림픽을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렸고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평양올림픽을 검색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소처럼 업무를 본 뒤 저녁에 가족들을 청와대 관저로 불러 만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참모들로부터 별도의 행사 얘기가 나오자 “해마다 있는 생일인데 그냥 잘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케이크 커팅 등 이벤트 대신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미역국과 호박전, 잡채 등 생일상을 오찬 메뉴로 준비해 분위기를 낸 것이 전부였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문재인 시계’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생일을 맞는 직원들에게 시계를 주는 관행을 문 대통령에게도 적용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쯤 트위터에 “생일을 챙기지 않는 삶을 살아왔는데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니 두 번 다시없을 특별한 생일”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더 잘하라는 주마가편(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청와대 외부 분위기는 달랐다. 문 대통령 공식 팬카페 ‘문팬’에는 생일 기념으로 전국 20여 곳에서 24일 저녁 모임을 갖는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에 6600원과 6만6000원 등 ‘66’이 들어간 금액을 후원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문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는 대형 사진 및 영상 광고는 지난 11일부터 서울 광화문·여의도·종로3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에 걸려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도 2분30초 분량의 생일축하 광고가 수차례 송출됐다.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만은 생일 축하난(蘭)을 청와대로 보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검색어 순위를 두고 대결하는 모습도 나왔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생일 선물을 주자”며 이날 새벽 2시부터 ‘평화올림픽’ 단어를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려놓자는 글을 SNS 등에 올렸다. 그 결과 새벽 2시10분쯤에는 평화올림픽이 네이버 기준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검색어 ‘평양올림픽’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두 검색어는 오전 나란히 1, 2위를 달리다 한때 순위가 바뀌기도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평화올림픽 vs 평양올림픽… 네티즌들 ‘실검 전쟁’
입력 2018-01-24 18:40 수정 2018-01-24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