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년 중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나 무신론자의 비율이 성인의 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은 지난해 7월 7∼18일 미국 13∼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LGBT·무신론자 해당 여부와 성적 지향에 대한 수용도 등을 설문한 결과를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설문 대상이 된 18세 이하 세대는 1980년 이전에 태어난 X세대, 1980∼2000년생인 Y세대에 이어 Z세대로 불린다. Z세대의 성 정체성 변화와 무신론 경향 확산은 교회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설문에서 Z세대의 12%는 자신이 이성애자가 아닌 LGBT 중 하나 이상의 성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갤럽에서 미국 성인 4.1%가 LGBT라고 발표한 것보다 3배 가까이 높은 비율이다.
Z세대는 성적 지향과 관련된 주제에 기성세대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응답자 중 37%는 성 정체성이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응답했다. 이들의 부모 세대인 X세대는 28% 정도만이 LGBT 문제를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여겼다.
이들은 본인이 이성애자라도 다른 성적 지향에 수용적 태도를 보였다. 전체 응답 중 ‘다른 성적 지향을 수용할 수 있다’는 69%, ‘수용할 수 없다’는 21%, ‘잘 모르겠다’는 10%였다.
신실한 크리스천이라고 응답한 경우에도 ‘다른 성적 지향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44%에 이르렀고, ‘수용할 수 없다’(40%) ‘잘 모르겠다’(17%)가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에서 무신론자라는 응답(13%)은 앞서 갤럽이 조사한 성인 무신론자 비율(6%)의 배를 넘었다. 크리스천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9%였으나 11명 중 1명의 응답자만 자신이 신실한 크리스천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5명 중 1명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기독교가 세상에 만연한 악과 고통의 문제를 설명하지 못한다’(29%)거나 ‘기독교인의 위선’(23%), ‘성경과 과학의 충돌’(20%) 등을 이유로 기독교를 꺼리게 됐다고 답했다.
미국 기독교 연구기관 라이프웨이의 학생사역 책임자 벤 트루블루드는 23일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이 같은 까다로운 주제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이 닥쳐왔다”며 “학생 사역자들은 앞으로 LGBT 같은 문제를 성경적으로 잘 가르쳐야 할 의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글=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美 청소년 12% “나는 성소수자”
입력 2018-01-25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