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림픽 출전 꿈 망가뜨린 한심한 빙상연맹

입력 2018-01-24 18:51
대한빙상연맹이 또 대형 사고를 쳤다. 빙상연맹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던 노선영 선수에게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난 20일 통보했다고 한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상 팀추월 출전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이 있어야 하는데 노 선수는 그렇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번 사태는 빙상연맹이 ISU 규정을 몰라 발생한 것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연맹은 지난 10일 ISU로부터 해당 규정을 통보받고서야 노 선수가 출전자격이 없다는 걸 인지했다. 자격이 없는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해 훈련시켜 온 셈이다.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올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왔는데 올림픽을 불과 20일 앞두고 출전 불가 통보를 받은 선수의 심정이 어떻겠나. 국제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를 관리했다면 노 선수가 개인종목 출전권을 획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 연맹이 선수의 올림픽 출전 꿈을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 노 선수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때부터 출전해 온 베테랑이며 2016년 골육종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자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노진규 선수의 친누나다. 마지막 무대가 될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 연맹은 대표팀 운영에도 큰 차질을 초래했다. 3명이 출전하는 팀추월은 조직력이 중요한 종목인데 올림픽이 임박해 팀을 다시 꾸려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빙상연맹은 과거에도 파벌 싸움, 선수 간 폭행, 성추행 사건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최근에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코치의 선수 폭행 및 사건 은폐 시도로 비난을 받았는데 이제는 초보적인 실수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무산시켰다. 선수들이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연맹이 오히려 선수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환골탈태 수준의 대대적인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