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한 11개국이 오는 3월 8일 칠레에서 협정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당초 12개국에서 미국이 빠졌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는 경제 블록을 아태 지역에 만들 생각으로 TPP를 추진했다. 일본도 자국 수출을 확대할 기회로 여겨 공을 들였다.
그러나 다자간 무역협정을 혐오하는 보호무역주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어그러졌다. TPP를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나쁜 협정’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딱 1년 전인 지난해 1월 23일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의 협상 대표는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회의를 열고 미타결 쟁점에 대해 합의했다. 문화적 보호가 필요한 사안에는 적용을 면제해달라는 캐나다의 요청 등이 받아들여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 국회 신년 시정연설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규칙에 의거한 21세기형 경제 질서를 세계에 펼치겠다”며 “11개국이 참여하는 TPP의 조기 발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도 지난 18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와 11개국 간 TPP의 조기 발효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1개국이 참가한 상태에서 TPP를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경제대국 미국이 빠지면서 실제 발효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나라도 당초 TPP에 참여하려 했지만 미국이 빠지면서 지금은 중국 주도의 다자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는 올해를 최종 타결 시점으로 정하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日·캐나다 등 TPP 참여 11개국 3월 美 빠진 채 칠레서 협정 서명
입력 2018-01-23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