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괌 인근 심해에 美 잠수함 탐지 장치

입력 2018-01-23 22:05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최대 군사기지가 있는 괌 인근 해저에 고성능 수중탐지 장치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 탐지장치로 남중국해를 드나드는 미국 잠수함의 활동을 감시하고, 교신 내용을 수집하는 등 군사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2016년부터 괌 기지 인근 해역에서 탐지 범위가 1000㎞ 이상인 탐지장치를 운용하고 있다고 중국과학원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탐지장치는 괌에서 각각 300㎞, 500㎞ 떨어진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과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얍섬 해저에 설치돼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장치가 지진이나 태풍, 고래 활동 등 기상관측과 해양생태계 연구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해저에 설치된 탐지장치는 위성통신 장치가 탑재된 해수면의 부표와 케이블로 연결돼 있다.

괌은 미국의 아태 최대 공군·해군 복합기지가 있으며, 태평양 지역 미 해군이 운용하는 잠수함에 대한 보급과 정비를 담당하는 중심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괌에서 출발한 미국 잠수함이 영토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와 남중국해를 가려면 팔라우를 거쳐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이의 셀레베스해를 지나야 한다. 탐지장치는 팔라우섬과 괌 사이에 설치돼 있어 잠수함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은 탐지장치로 잠수함의 통신 메시지까지 가로챌 수 있다”며 “중국군에 아주 유용한 잠수함 활동정보가 흘러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