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인공기 화형식 관련
“극악무도한 망동… 처벌하라
올림픽 일정 심중히 고려” 엄포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전야제가 열리는 다음 달 8일 ‘에어쇼’를 포함한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군 소식통은 23일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진행 중인 열병식 예행연습에 최근 수호이(Su)-25 전투기와 AN-2 저속·저공 침투기 등 항공기가 동원된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고 말했다. Su-25는 최대속도 마하 0.82로 30㎜ 기관포와 공대공 미사일 공격이 가능하다. 특수부대원 10여명을 태울 수 있는 AN-2는 대남 침투용으로 활용되며 레이더망에 잘 잡히지 않는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병력 1만3000여명과 차량, 장비 200여대를 동원해 열을 맞추는 등 예행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열병식 관련 동향은 한·미 공조 하에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열병식 (준비) 의도에 대해서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열병식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 등 최신 전략무기를 동원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신형 무기를 열병식에 동원하려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실제 열병식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예단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북한은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을 ‘건군절’로 다시 지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인민혁명군을 정규적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키신 주체 37년(1948년)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할 것”이라며 “2월 8일을 2·8절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민군 창설 70주년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48년 2월 8일 인민군을 창설했으며 1977년까지 2월 8일을 건군절로 기념했다. 1978년부터는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건군절로 규정했었다.
북한은 일부 보수단체가 22일 서울역광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과 인공기 등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인 것을 맹비난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은 이번 정치적 도발에 대해 온 민족 앞에 사죄해야 하며 범죄에 가담한 자들을 엄벌에 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평통은 또 “우리의 신성한 존엄과 상징을 모독한 보수 악당들의 극악무도한 망동과 이를 묵인한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처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와 관련한 차후 행동 조치도 심중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北, 2월8일 ‘건군절’ 재지정… 에어쇼 등 열병식 준비 한창
입력 2018-01-23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