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49% “결혼 필요성 못 느껴”

입력 2018-01-23 18:49 수정 2018-01-23 22:43
2017 청소년 실태조사 발표

6년 전보다 20%P 넘게 증가
46% “아이 가질 필요 없다”
부모 의존율도 크게 높아져

한국 청소년의 절반은 결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를 낳을 필요가 없다는 청소년도 46%나 됐다.

여성가족부는 23일 9∼24세 청소년 7676명을 대상으로 한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49.0%로 2011년 당시(28.8%)보다 20% 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특히 여성은 ‘전혀 그렇지 않다’(12.4%)와 ‘그렇지 않은 편’(42.9%) 응답을 합치면 55.3%를 기록해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는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 비율도 46.1%에 달했다. 이 역시 여성이 50.2%로 남성(42.4%)보다 높았다.

직업 선택 때 자신의 능력과 적성 외에도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중·고등학생(13∼18세)은 직업선택 기준으로 능력(32%) 적성(23.7%) 안정성(13.6%)을 1순위로 꼽았다. 특히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답한 청소년 비율은 5년 전(5.5%)보다 8.1% 포인트나 늘었다. 반면 경제적 수입은 같은 기간 14%에서 9.8%로 줄었다.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은 더 짙어졌다. 부모의 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를 대학 졸업 전까지로 여기는 응답은 52%, 취업 전까지 필요하다는 응답도 18.6%나 됐다. 5.7%는 결혼 전까지 부모 지원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5년 전 조사 때 청소년들은 같은 질문에 대학 졸업 전 15.6%, 취업 전 4.1%, 결혼 전 3.7%로 답했었다.

대한민국 사회의 공정성, 인권,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늘었다. 13∼18세 청소년 52.8%는 우리 사회를 대체로 공정한 사회로, 64.6%는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로, 64.8%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여긴다고 답했다. 5년 전 조사에서는 긍정 응답 비율이 각각 42.7%, 57.5%, 62.0%였다. 사회에 대한 청소년들의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5.5점으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중위값을 넘어섰다.

북한에 대한 인식은 나빠졌다.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중·고등학생 응답은 2010년 67%에서 지난해 58.9%로 감소했다. 북한에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58.2%에서 40.9%로 줄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