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작성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명단서 빠져
올림픽에서 金 6개 획득한 강자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최대 위기
러, 강력 부인… 항소할 수 있지만
올림픽 개막 얼마 안남아 불가능
러시아의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3·한국명 안현수)이 도핑 의혹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관계자는 23일(한국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쇼트트랙의 빅토르 안, 바이애슬론의 안톤 쉬풀린 등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초청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오스왈드 위원회(데니스 오스왈드 위원장이 이끄는 IOC 징계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도핑 스캔들에 연루된 적도 없다”며 이 선수들이 명단에 빠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ROC가 뛰어난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 출전 후보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구체적 이유를 묻는 공식 조회서를 IOC로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OC는 국가 주도로 조직적인 도핑을 저지른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대신 도핑과 무관한 선수들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도록 했다. IOC는 OAR에 해당하는 러시아 선수 500명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벌여 111명을 제외했는데, 여기에 빅토르 안이 포함된 것이다. 출전 불허가 확정되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해 구제받을 수 있지만 올림픽 개막까지 시간이 없어 빅토르 안의 평창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빅토르 안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 한국 대표로 3관왕, 러시아로 귀화한 뒤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또다시 3관왕에 오르며 역대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로 각광받았다. 빅토르 안은 모국인 한국의 평창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작정이었다.
빅토르 안을 지도했던 황익환 전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러시아에 함께 있을 때 도핑 관련해서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현수는 경기를 앞두고 감기약도 먹지 않을 정도로 철저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전 코치는 빅토르 안이 러시아로 귀화한 후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그를 지도했다.
빅토르 안이 토리노올림픽 3관왕에 올랐을 때 코치로서 지도했던 박세우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경기이사는 “현수를 오랫동안 가르치고 지켜봐 왔는데, 약물 같은 것을 할 성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고 스타, 파벌 싸움, 귀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 온 빅토르 안은 도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사실상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한다.
김태현 이상헌 기자 taehyun@kmib.co.kr
빅토르 안, 도핑에 평창행 ‘미끌’
입력 2018-01-23 18:26 수정 2018-01-23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