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 근접… 조정기 접어들었나

입력 2018-01-23 05:01

2주 연속 떨어져 66%로 작년 9월 북한 핵 실험 후 최저

가상화폐 혼선·단일팀 논란
젊은층 이탈이 원인 분석
남북 단일팀 구성 결정 과정
靑도 “성급한 면 있었다” 인정

민주당은 48.3%로 떨어져
전문가 “평창 이후가 진짜 문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하며 최저치에 근접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는 지난 15∼19일 전국 성인 남녀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 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6% 포인트 하락한 66.0%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9월 3주차에 북한발 안보 위협 등으로 65.6%를 기록했던 문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에 근접한 수치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평화 올림픽을 위한 단초가 마련됐지만 오히려 문 대통령 지지율은 떨어진 것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 지지율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개월 전인 지난해 9월 3주차와 비교해보면 주로 20대와 30대 등 청년층의 지지율 이탈이 눈에 띈다. 당시 76.5%를 기록했던 20대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71.2%로 하락했다. 5개월 전 80.4%를 기록한 30대 지지율도 이번엔 73.1%로 떨어졌다. 대신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지지율은 소폭 올랐다.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가상화폐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의 혼선과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기 단일팀 구성 논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젊은 세대는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가상화폐 대응이나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을 보면서 문재인정부가 강조하는 평등·공정·정의의 가치에 젊은층이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단일팀 구성 결정 과정에 성급한 면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참가가 막판에 결정된 상황이라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공정하지 못한 측면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20∼30대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대책을 세워 노력하다보면 그들도 평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 전까지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올림픽 기간 동안 여권의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는 있지만 올림픽 이후가 진짜 문제”라며 “북·미 대화도 우리 정부 뜻대로 되기 힘들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계속 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도 “젊은 층의 이탈이 단순한 이유에서 비롯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60% 중반대에서 지지율이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재인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아직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교수는 “정책에 대한 슬로건만 있고 퍼포먼스가 없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할 때 기대감이 있었지만 해가 바뀌었는데 아직 체감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런 움직임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민주당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지난주보다 3.3% 포인트 떨어진 48.3%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 하락이지만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다 6주 만에 40%대로 떨어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주보다 1.2% 포인트 오른 18.1%를 기록하며 10%대 후반대로 올라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지지율이 소폭 올랐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글=김판 강준구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