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460단지 18만6000가구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서울시 주거복지 정책을 주민들 삶의 공간에 적용한다. 서울시가 주거복지 큰 그림을 그리면 SH공사는 거기에 물감을 칠하는 역할이다.
SH공사에서 시설물 유지·관리를 총괄하는 최윤식(57·사진) 시설관리처장은 붓을 들고 현장에서 크고 작은 문제와 맞닥뜨려야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민간 건설회사 출신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공원 조성과 올림픽선수촌아파트 건설공사에 참여했던 그는 지난해 1월 부임 이후 SH공사의 주택과 관련한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해왔다.
성북구 동소문 한진아파트 보일러 교체공사가 대표적이다. 20년 이상 중앙난방을 했던 이 아파트는 개별난방 전환이 결정돼 2016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된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소통전문가까지 투입됐지만 주민들은 만나주지도 않았다.
지난해 8월 현장을 찾았던 최 처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강행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주민들을 다 부른 자리에서 일대일로 대화를 했는데 처음에는 욕하고 호통치던 분들이 개별난방에 대한 오해가 풀리자 생각을 바꿨다”고 회고했다.
시설관리처는 단순히 임대주택 관리를 넘어 주민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휴공간으로 방치되던 아파트 지하나 옥상 공간에 ‘힐링텃밭’ ‘베란다텃밭’ 등 도시농업 모델을 적용한다.
안전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임대주택은 민간과 달리 SH공사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안전 조치들을 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경주 지진 당시 SH공사는 서울시 임대주택 내진성능 확보 방안에 대한 기초조사를 완료했다. 올해는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추진한다.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장애인이 거주하는 소규모 주택(지난해 기준 1146가구)에 가스 타이머 콕을 설치해 화재 예방에도 나섰다.
최 처장은 “서울시 시정목표인 ‘안전한 도시, 따뜻한 도시, 꿈꾸는 도시, 숨쉬는 도시’에 맞춰 주민들의 실제 주거생활을 직접 변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서울주택도시공사 최윤식 처장 “서울시 주거복지 정책 주민 생활 공간에 이식”
입력 2018-01-22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