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섬김 모범’ 서울 한남제일교회 사역 들여다보니… ‘교회 때문에 살고 싶은 마을’ 만든다

입력 2018-01-23 00:01
한남제일교회는 다양한 섬김 사역을 펼치고 있다. 주민과 성도들로 구성된 ‘한남제일오케스트라’의 단원들. 한남제일교회 제공
지역 내 초등학생들이 한남제일교회가 운영 중인 방과후교실에서 미술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한남제일교회 제공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도배를 하는 ‘은빛자원봉사단’. 한남제일교회 제공
22일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예장통합 마을목회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섬김은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더 이상 신박한 아이템이 아니다. 하지만 그 섬김을 ‘효과적으로’ 하는 교회를 찾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반면 오랜 기간 지역과 호흡하며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곳도 분명히 있다. 성패는 주민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지에 달렸다.

오창우 목사는 1985년 서울 용산구 한남제일교회 부임 직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 줄 쌀 50포대를 들고 동사무소를 찾아갔다. 누구에게 전달해야 할지 몰라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게 출발점이었다. 교회는 이후 지역의 관공서들과 ‘교동협의회’를 조직하고 현재까지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을 위해 한남제일교회가 진행 중인 사역은 다양하다. 독거노인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방과후교실 등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주민과 성도들이 함께 어우러져 오케스트라와 봉사단, 공동육아를 위한 모임 등을 구성해 활동 중이다. 교회는 이들에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모두 교회가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사역이 아니다. 주민들과 소통해 요구사항을 조사하고, 충분한 협의 끝에 결정한다. 도시락 배달의 경우 교동협의회에서 ‘고독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던 중 나온 방안이다. 교회 예산으로 시작한 사역은 후에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됐고 이제는 주민들까지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한남제일교회는 ‘지역사회를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 목사는 “교회의 지리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주민들의 긍정적인 정서 속에 자리하고 있어야 그들에게 필요한 섬김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경기도 화성시 조암신흥교회 역시 주민들과 가깝다. 이 교회 이명식 목사는 주민자치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의 지원을 끌어내 2004년 마을에 ‘삼괴도서관’이 설립되는 데 일조했다. 농촌지역 청소년과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이 목사가 나선 것.

조암신흥교회는 2008년부터 실버요양원도 운영하고 있다. 이 목사는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에 필요한 사역을 고민하다 미래를 걱정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고민을 듣고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역사회에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2014년부터 교회 안에 외국인을 위한 예배를 신설했고, 2015년에는 외국인을 위한 교회도 분립 개척했다. 이 목사는 “목회와 지역사회 섬김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남제일교회와 조암신흥교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마을목회 세미나’에서 효과적으로 지역을 섬기고 있는 교회로 소개됐다. 참석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은 두 교회의 사례를 통해 마을목회의 노하우를 제공받았다.

마을목회는 이번 회기 예장통합의 주력사업이다. 예장통합은 다음 달 26일 영남신대(동부권), 27일 천안 동천교회(중부 이북권), 3월 8일 광주 유일교회(서부권)에서 연이어 세미나를 열고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또 전국 350여개 시찰회별로 지역을 섬길 ‘마을목회 실천 교회’를 선정, 교회들이 각 지역 관공서와 교동협의회를 조직토록 할 예정이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