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 라오스 야구대표팀 사령탑 맡는다

입력 2018-01-22 18:12
사진=뉴시스

올 아시안게임에 출전 예정
선수들 국내 전지훈련도 계획


2014년 10월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헐크’는 그 다음 달 라오스를 찾았다. 라오스는 야구장은커녕 야구라는 단어조차 없는 동남아 최빈국이었다. 야구 불모지에 야구를 꽃피우겠다는 그의 열정이 아시안게임에서 만개할 전망이다.

‘헐크’ 이만수(60·사진)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이 8월에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 이 부위원장은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헐크파운데이션을 통해 22일 “라오스 야구가 한 단계 도약할 시점”이라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라오스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오스 선수들의 국내 전지훈련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위원장은 SK 지휘봉을 놓은 뒤 재능기부 및 피칭머신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에 매진 중이다. 국내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찾아다니며 유망주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로도 눈을 돌려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하기 위해 힘써 왔다.

라오스와의 인연은 2013년 현지 교민이 야구용품 지원 등을 이 부위원장에게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사비를 털어 장비를 도와주던 그는 2014년 11월부터 야구를 보급하겠다는 ‘라오스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현재 이 부위원장은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인 라오J브라더스 구단주와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또 라오스에 야구장 건설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제대로 된 훈련을 위해서는 하루 빨리 야구장이 지어져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라오스 정부에서 국립경기장 스포츠 종합시설 단지 내 야구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약속했다. 다만 건축비는 이 부위원장이 조달하는 조건이다. 지난해 그는 한국 정부의 해외 원조사업을 통해 야구장 건축비를 지원받고자 했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등 유관기관을 찾았다. 그러나 그의 기획안은 최종 단계인 기획재정부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올해도 포기하지 않고 뛰겠다는 입장이다.

라오스 야구 보급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부위원장은 라오스 대통령 표창 및 훈장을 받았다. 그는 “아무것도 없이 오직 야구공과 배트, 글러브만 가지고 라오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왔는데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