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바람타고… 영남권 신공항 불씨 재점화

입력 2018-01-23 05:05

군공항만 이전 주장

대구시장 예비 출마자 중심
대구공항은 확장 존치 주장
市 “통합이전 입장 확고”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주장

부산시장 관심 일부 정치인
“김해는 관문 공항 불가능
24시간 운영 공항 세워야”


영남권 지방자치단체에서 선거 바람을 타고 ‘신공항’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부산(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권(밀양 신공항)으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빚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김해공항 확장’과 ‘대구공항 통합이전’으로 결정이 났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최근 곤란한 상황을 맞았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예비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대구공항 통합이전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대구공항을 그대로 두고 군공항만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통합이전은 정치쇼에 불과하다며 공항 문제 공론화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도 통합공항 이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구시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YMCA 등 시민단체 9곳이 최근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해 대구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56.1%는 ‘대구공항을 확장(존치)하고 군공항만 이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찬성하는 의견은 23.6%에 그쳤다. 여기에 대구·경북·군위·의성이 공항이전 후보지 1곳을 선정하지 못하고 군위와 의성 2곳 모두를 이전 후보지로 선정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키로 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22일 “군공항만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합이전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종혁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4시간 운영 가능한 김해신공항이 불가능할 경우 민자유치를 통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입장을 밝히며 현 부산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부산·경남지역 일부 여권 정치인들도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해야 한다고 가세하고 있다. 김해공항 소음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한 김해공항은 관문공항이 될 수 없고 육로·항만 물류가 인접한 가덕도에 24시간 운영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서병수 부산시장은 “일부 정치권의 김해신공항 흔들기는 지방선거를 의식한 얄팍한 정치적 술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김해신공항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