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아이스하키 단일팀, 이번엔 ‘양성평등’ 논란으로

입력 2018-01-22 20:33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난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캐나다 IOC 선수위원
“남자는 그런 얘기 나오지 않아
올림픽에서 평등의 사례 아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양성 평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헤일리 위켄하이저(40·캐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21일(현지시간) 영국의 올림픽 뉴스 전문 매체인 ‘인사이드 더 게임’을 통해 “남한과 북한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으로 평화를 도모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면서도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급작스럽게 단일팀을 구성해야 하는데 반해 남자 대표팀의 경우엔 단일팀 구성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올림픽 운동(Olympic Movement)에서 양성 평등의 사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왜 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만 단일팀이 구성돼야 하는가’에 대해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정부 관계자는 없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우 귀화한 외국인 선수들의 반발과 혹시라도 모를 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면제 혜택 때문에 단일팀 구성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만일 그렇다면 메달권이 아닌 여자 대표팀의 희생을 강요한 것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위켄하이저 선수위원과 달리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남북 단일팀에 긍정적이다. 그는 “이번 결정은 여자 아이스하키 역사에서 큰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차기 IOC 위원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파젤 회장의 입장에선 남북 단일팀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평창올림픽 불참을 상쇄할 수 있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남북 당국의 정치적인 이해와 IOC 그리고 IIHF의 구상이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문제는 애꿎은 한국 여자 선수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데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