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 남중국해 美 구축함 근접 항해… 중국 경고에 물러나

입력 2018-01-21 21:45
중국과 필리핀이 영토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의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에 미국 구축함이 12해리(약 22㎞) 이내로 근접 항해하자 중국 측이 강력 반발하는 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미사일 장착 구축함 ‘호퍼’호가 지난 17일 밤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실효지배 중인 황옌다오 12해리 안쪽까지 항해했다가 중국의 경고를 받고 물러났다. 우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사일 호위함 황산함이 미국 함정을 식별 조사해 경고 후 쫓아냈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소동이나 풍파를 일으키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도 “호퍼호가 중국의 허가 없이 진입했다”며 “미 군함의 행위는 중국의 안보 이익을 훼손하고 정상적인 공무 활동을 하는 선박과 인력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끼쳤다”고 반발했다. 이어 “어떤 국가라도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명목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2015년 10월 라센함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군도) 제도에서 시작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소 네 차례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한편 중국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국가안보 우선순위로 규정한 미국의 2018 국방전략 보고서에 대해 “냉전적 색채가 농후하다”고 반발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