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현송월 단장에 접근하자 정부 관계자 “불편해하신다”

입력 2018-01-22 05:02

국정원·경찰 등 밀착 경호
점검단, 취재진 질문에 무응답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사전점검단 7명이 탑승한 KTX 열차가 21일 낮 12시46분쯤 강릉역에 도착하자 시민 수백명과 국내외 취재진 50여명이 몰려들었다.

사전점검단은 강릉역 근처에서 대기하던 대형버스를 타고 경포호 인근 오찬 장소인 씨마크호텔로 이동했다. 현 단장은 한 시민이 “이뻐요”라고 외치자 뒤를 돌아보며 손을 들어보였다. 오찬 메뉴는 갈비찜, 감자전, 초당두부 등이었다.

점검단은 황영조체육관에 이어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해 객석 규모와 시설 등을 둘러봤다. 남측 취재진의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았다. 남측 관계자의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에 “안녕하세요”라고 호응하는 정도였다.

현장 점검을 마친 점검단은 오후 늦게 경포대 인근 스카이베이 경포호텔로 향했다. 저녁식사는 이 호텔 20층 레스토랑 ‘스와레 그릴 앤 바’에서 남측 관계자들과 함께했다. 이들은 바다가 보이는 19층 VIP룸 3개 객실에서 숙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개장한 이 호텔은 나흘 만에 북한 손님을 맞았다.

내외신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일부 외신 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전점검단은 국정원, 경찰 관계자 등의 밀착 경호를 받았다. 현장에서는 통일부 소속 풀(pool) 기자단이 현 단장 등에 대한 근접 취재를 하기로 했으나 정부 관계자, 경찰이 뒤엉키면서 취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는 서울역에서 현 단장에게 접근해 질문하는 취재진의 팔을 잡아끌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질의응답은) 협의된 바 없다. (현 단장 등이) 불편해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말라”면서 취재진을 제지했다.

강릉시민들은 북측 사전점검단이 역사 출구를 통해 빠져나오자 “환영합니다”며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또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강릉시민 전경예(62·여)씨는 “뉴스를 보고 북한 사전점검단이 온다고 해서 이웃과 함께 강릉역에 나왔다”며 “남북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강릉=공동취재단, 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