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신대원 졸업예정자 대부분 ‘특별교육과정’ 등록

입력 2018-01-22 00:00
21일 서울 동작구 사당로 총신대 캠퍼스에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 일부 교수들의 면직 출교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총신대 운영이사회(이사장 강진상 목사) 주관으로 진행되는 ‘특별교육과정(목회준비세미나)’과 ‘총회인준 신학대학원생(칼빈대 대신대 광신대) 3주 특별과정’에 졸업예정자 대부분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이사회 관계자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신대 신대원 졸업예정자 490여명 중 450명이 특별교육과정에 등록했다”며 “해외에서 온 학생과 여학생을 제외하면 강도사 고시와 직결된 졸업예정자 대다수가 등록한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3주 특별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총회인준 신대원생 120여명 중 115명도 등록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운영이사장 강진상 목사는 “총신대 신대원 내규 제92조는 졸업요건으로 ‘소속노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이번 등록결과는 교단의 신학을 공부하며 오랜 기간 예비 목회자의 길을 걸어온 학생들이 교단과 상관없는 방향으로 졸업장을 받는 걸 용납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신대(총장 김영우)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 총회는 ‘비정상적인 학교 정관 변경’ ‘총장 임기 문제’ 등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혼란을 초래해 왔다. 교단 관계자는 “‘두 명의 총장 사태’에 이어 ‘두 개의 졸업장 사태’를 겪을 뻔 했던 졸업예정자들이 ‘소속 노회의 결정에 의해 강도사 고시 응시자격이 부여된다’는 결론을 염두에 두고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배들의 졸업 후에도 캠퍼스에 남아 있어야 할 재학생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총신대 신대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곽한락 전도사)는 20일 결의문을 채택하고 학생들에게 발송했다. 비대위는 결의문에서 “도덕성을 상실한 김영우 총장과 총신대 재단이사, 그에 부역하는 교수들에 의해 원우들은 합동총회의 목회자가 되는 길이 차단되고 국가 헌법에 보장된 학습권마저 박탈당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총신대 정관을 합동 총회의 직영신학교로 원상 복구할 것’ ‘교수회를 통해 학사행정을 정상화할 것’ ‘김영우 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18일째 단식투쟁 중인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학교 측에 요청을 거부할 시 수강신청과 등록금 납부 거부에 나설 것”이라며 “김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수업거부 점거농성 대외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전계헌 총회장은 앞서 18일 ‘총신 신대원 특별교육에 관하여’란 제하의 목회서신을 전국교회에 보내 “총신대학교는 총회가 세운 학교임으로 총회의 지도를 받는 총회직영 신학교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며 “정상화 과정 가운데 예비 목회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전국교회의 지원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