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가 최종 결정된다. 김정태(사진)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지만 금융 당국과의 대립, 노조의 반대 같은 숙제가 산적해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회추위는 김 회장과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 대표,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을 대상으로 심층면접한 뒤 표결로 최종 후보를 뽑는다. 최종 후보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다.
업계에선 현직 프리미엄과 실적 호전을 이유로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주가도 올랐다. 김 회장 취임이 결정된 2012년 2월 27일 4만500원이었던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기준 5만55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인 점은 걸림돌이다. 금융 당국은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10개 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이 검사 중이라는 이유로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임 절차를 잠시 중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회추위는 절차를 강행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셀프연임’과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 등을 지적해 왔다.
다만 금감원이 22일부터 시작하는 금융지주사 대상 지배구조 검사에서 하나금융에 대한 검사는 보류했다. 금감원에서는 추후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3연임을 반대해 온 노조도 있다. 하나금융 노조는 지난 4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자문사 ISS 등에 ‘CEO 리스크’와 관련된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회추위에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설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반대 기류와 검찰 수사는 복병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난 15일 금융노조와 함께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이 최순실씨 관련 특혜대출 의혹 등으로 김 회장을 고발한 가운데 다음 달로 예정된 최씨의 1심 선고 결과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3연임 유력한 김정태 회장, 금융 당국과 대립 씻어낼까
입력 2018-01-21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