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개혁신당(가칭) 창당 후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도 “대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유 대표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에 몸을 담고 있지만 신당의 가치에 동의해 주는 분들에게는 샛문이 아니라 대문을 활짝 열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민주당에도 마음을 굳히지 못한 사람이 많다”며 “신당이 제대로 정착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보이면 합류할 분들이 반드시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구체적인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한국당 의원과 민주당 내 비문(비문재인) 진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대표는 민주당 또는 한국당과의 합당 여부는 단호히 거부했다. 안 대표는 “거대 양당과 합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고, 유 대표도 “그럴 거면 (바른정당) 탈당 사태 때 가버리지 뭐 하려고 남아 이 고생 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안 대표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단일팀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이낙연) 총리는 메달권이 아니라 괜찮다고 했는데, 만약 한 선수가 이 총리에게 ‘다음 대선에 나올 가능성 없으니 정계은퇴하라’고 하면 뭐라고 답변하시겠느냐”고 지적했다. 유 대표도 “단일팀 구성은 분명히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안 대표의 백의종군 계획에 대해 “안 대표께서 백의종군 계획을 철회하시라”며 “신당이 출범하고 첫 두세 달의 시간이 결정적인데, 지도부 구성 등의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반대파의 창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 “분당을 공식화한다면 당대표로서 필요한 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또 최근 자신을 비판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박 시장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다음달 6일 ‘개혁신당’(가칭)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개혁신당 추진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18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중립파로 분류됐던 박주선 의원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3명(박주현 이상돈 장정숙)은 비례대표여서 국민의당에서 출당되지 않는 한 당적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내교섭단체가 되려면 의석이 20석 이상 돼야 한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정의당과 함께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 반대파 의원은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와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아직 공식 제안이 들어온 바 없고, 당내 공식 기구에서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최승욱 김판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안철수·유승민 “민주당·한국당 이탈 의원 적극 받아들일 것”
입력 2018-01-21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