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일렉트릭 돌풍… 주행거리 족쇄 풀리니 전기차 ‘빅뱅’

입력 2018-01-22 05:01

연초부터 전기차 흥행 돌풍이 거세지고 있다. 대중화의 최대 난제였던 ‘1회 충전 주행거리 300㎞’의 벽을 뛰어넘으면서 ‘전기차 빅뱅’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새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일렉트릭’은 19일 기준으로 1만846대의 구매 예약 신청이 접수됐다. 지난 15일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 닷새 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인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예약 판매 대수도 같은 기간(15∼19일) 2400대를 넘어섰다.

한국GM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EV’도 지난 17일 사전계약 물량으로 확보된 4700대가 3시간 만에 계약 완료됐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볼트EV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당일 ‘완판’ 기록을 이어갔다. 한국GM 관계자는 “추가 물량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기차의 인기는 주행거리가 크게 늘면서 ‘예고된 열풍’이라고 볼 수 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를 넘느냐가 중요한 분기점이었는데 최근 출시 모델은 대부분 300㎞를 넘어선다”며 “올해 말까지 환경부가 급속충전소를 확대한다고 밝힌 데다 정부 보조금도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전기차 빅뱅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90㎞ 이상(자체 인증 수치)이고, 볼트EV도 한 차례 충전으로 383㎞를 달릴 수 있다. 2018년형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도 기존 191㎞에서 200㎞ 이상으로 늘었다. 전기차는 시내 주행만 가능한 ‘세컨드카’라는 편견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계속된다. 환경부는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등에 따라 최소 1017만원부터 최대 1200만원씩 차등 지급한다. 여러 지자체도 최소 440만원부터 최대 1100만원까지 추가로 보조금을 준다. 개별소비세, 취득세 등에서도 세금 감경 혜택을 받는다. 전기차의 출시 가격은 통상 중·소형도 4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여러 보조금을 감안하면 같은 급의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대가 비슷해진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 대수를 2만대로 한정하고 22일 지급 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연다.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1만826대로 2016년 5914대 대비 2.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전기차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