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고래 삼키나… 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단독 입찰

입력 2018-01-19 21:27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업계 13위의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3위의 대형 건설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군으로 분류됐던 중국계 투자사 엘리언홀딩스는 산은의 최저 매각 예정 가격인 약 1조5600억원(주당 7400원) 수준에 미달해 탈락했다.

호반건설은 매각 대상 지분 중 40%를 먼저 인수하고 나머지는 풋옵션을 보장해 2∼3년 내 일정 금액에 추가로 매수하는 방안을 산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의 인수가는 주당 7700원을 제안했다. 잔여 지분의 거래대금은 3년 후 주가 상황 등을 감안, 협상을 통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4.01% 오른 주당 5960원에 마감했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은 현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약 29%를 얹은 가격이다. 50.74%를 모두 이 가격에 사들인다고 치면 인수가는 1조624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산은에 들어오는 금액은 1조3000억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산은 측은 단독입찰도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종 매각 조건과 가격 등에 이견이 없다면 호반건설이 오는 26일 발표되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매각이 성공하면 대우건설은 7년여 만에 또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최종 주식 매매계약 체결은 오는 4월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반이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라 대우건설의 해외 인프라 사업 등을 품을 여력이 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