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와 대한항공이 지난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발생한 수하물 사고와 관련해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인천공항공사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개장 첫날인 18일 오후 8시29분 필리핀 마닐라로 출발한 대한항공 KE623편에 여객 수하물 154개가 실리지 못했다. 이어 베트남 호찌민으로 향한 KE685편에도 수하물 72개가 빠지는 등 하루 동안 총 900여개의 수하물 누락 사고가 발생했다가 뒤늦게 현지로 보내졌다.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지만 항공사와 공사는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터미널에 새롭게 적용된 수하물 처리 시스템(BHS)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1터미널에서는 승객들의 수하물에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이 있으면 체크인 카운터 옆에 설치된 X레이 검사대에서 확인해 바로 가방을 열어본다. 그러나 2터미널은 체크인 카운터가 아닌 출국장 안에서 수하물 검색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수하물이 발견되면 출국장 내부에 흩어져 있는 승객을 일일이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형 수하물 벨트의 시스템 오류로 멈춤 현상이 지속 발생했다”며 “공사가 하청을 준 보안업체 직원 대부분이 신규 채용 인력이라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KE623편 출발이 지연됐지만 대한항공이 출발시간을 새로 신고하지 않았다”며 “당초 출발시간에 맞춰 수하물이 분류대에 도착했지만 항공사 조업사가 이를 찾아가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했다. 또 “BHS는 한 번도 오류가 난 적 없다”며 “이번 수하물 사태는 모두 대한항공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정확한 사태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원활하고 안정적인 운영으로 2터미널은 성공적인 개장을 맞았다”고 자평해 논란이 일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2터미널에 쏠린 상황에서 공사든 대한항공이든 책임이 확정될 경우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2터미널 첫날 수하물 누락… 인천공항·대한항공 서로 “네 탓”
입력 2018-01-19 19:10 수정 2018-01-19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