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시리즈 ‘MWC 공개’ 관행 깨… LG 스마트폰 새판 짜기

입력 2018-01-19 19:13 수정 2018-01-19 21:25

LG전자가 11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의 전략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전과 달리 플래그십 스마트폰 G시리즈를 2월에 공개하지 않고 대신 인공지능(AI) 기능이 접목된 V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브랜드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할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G7을 선보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지난해 하반기에 공개한 V30(사진)에 발전된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한 ‘2018년형 V30’을 들고 스페인행에 오른다. 2016년부터 2년 연달아 MWC 개막에 맞춰 G5, G6를 공개해온 LG전자가 3년 만에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번처럼 MWC에서 V시리즈를 공개하는 건 처음이다. 신형 V30는 호평받았던 V30의 성능과 디자인에 이전보다 진보된 AI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름은 V30+‘α’ 같은 식으로 지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V30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과 MWC에서 맞붙는다. 국내 출시 시기는 두 제품 모두 3월이 유력하다. LG전자의 세부 스마트폰 전략은 지난 1월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황정환 MC사업본부장이 MWC 기자간담회에서 밝힐 계획이다.

이번 변화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 새판 짜기의 일환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재정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번에 새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는 대신 V30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해 라인업을 보강하기로 한 것은 ‘플랫폼화’ ‘모듈화’를 강조하는 기조에 따른 것이다. 조 부회장은 “경쟁사 눈치를 보며 정기적으로 새 휴대폰을 출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며 “신제품이 나올 때 나오더라도 기존의 좋은 플랫폼을 오랫동안 끌고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2016년부터 꾸준히 MC사업본부의 스마트폰 담당 연구원을 ‘미래먹거리’인 자동차 전자장비를 개발하는 VC사업본부로 재배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텔레매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또 이달 말 이동통신 3사를 통해 3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LG X4플러스’를 출시한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Q·X·K시리즈 등) 중저가 보급형 제품 매출 비중을 늘려가겠다고 발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