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긴장… 北 ‘열병식 준비’ vs 한·미 ‘전략자산 배치’

입력 2018-01-19 05:03

북한 정규군 창설 70주년
병력·포병장비 평양 집결
SLBM 발사 움직임 포착

美 핵추진 항모 칼빈슨호
내달 초 한반도 인근 도착
전략폭격기 괌에 전진 배치

軍, 北과 통신 1개 회선 복구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 정규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군 열병식 개최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병력 1만2000여명과 포병장비 등 차량 50여대가 평양 미림비행장에 동원되는 등 북한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북한은 정규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군사적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건군절로 기념해 왔다. 이와 별도로 정규군 창설일인 1948년 2월 8일을 기념일로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조선인민혁명군을 정규적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킨 일흔 돌이 되는 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북한이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의 105번째 생일에 맞춰 진행했던 것과 비슷한 대규모 열병식을 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은 정규군 창설일 60주년, 65주년에도 대규모 행사를 열지 않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동향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위한 바지선 가동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 당국이 북한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 중”이라며 “발사 임박 징후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순환 배치를 계속한다는 합의를 재확인했다. 한·미 양국은 17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제2차 외교·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고위급 회의를 열었다. 국방부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미 전략자산의 한국 및 주변 지역 순환배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참석했다. 미측에선 토머스 섀넌 국무부 정무차관, 데이비드 트라첸버그 국방부 정책부차관이 참석했다.

미국은 최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서태평양으로 출항시켰다. 칼빈슨호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전후로 한반도 해역 인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또 본토에 있던 전략폭격기 B-2 3대와 B-52 6대를 최근 괌에 전진 배치했다. 이는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국방부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 중 예비용으로 쓰던 동(銅)케이블 1개 회선을 17일 오전 11시2분 복구했다고 밝혔다. 남북 군 당국 간 전화통화는 가능해졌지만 팩스 등을 쓸 수 있는 광(光)케이블(6개 회선)은 여전히 불통이다. 잡음 문제도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통행계획서 등 문서는 판문점에 있는 팩스를 이용해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