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김봉길號 8강 진출했지만… 손흥민 걱정되네

입력 2018-01-18 19:41 수정 2018-01-18 21:47
김봉길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지난 5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느린 템포·단조로운 패턴 공격에
수비도 허술… 8월 亞게임 불안
손흥민 합류해도 우승할지 의문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개운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8월 아시안게임에서 김봉길호에 합류해 금메달을 따야 병역면제가 가능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것 같다.

U-23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중국 장쑤성 쿤산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호주를 3대 2로 꺾었다. 3-0으로 앞서다가 수비 불안으로 후반 26분과 30분에 연달아 골을 허용하며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조 1위로 8강행을 확정지었지만 경기 내용면으로는 아쉬움이 컸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승을 노리기에는 엉성한 점이 너무 많다. 공격은 조직력 부족으로 느린 템포와 단조로운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비도 허술하긴 마찬가지다. 호주가 조금만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대인 및 지역방어가 흔들렸다.

김봉길호는 특히 손흥민의 합류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병역을 해결 못한 손흥민은 나이를 고려할 경우 이번 아시안게임이 금메달을 딸 마지막 기회다. 김 감독도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손흥민을 염두에 두고 있다. 손흥민의 합류는 답답한 공격 흐름을 보이는 김봉길호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의 U-23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주름 잡고 있는 손흥민을 막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색무취한 김봉길호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손흥민이 합류한다고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인 만큼 아무리 EPL에서 맹활약을 하는 손흥민 혼자 고군분투한다 하더라도 동료들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우승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아시안게임이 EPL 2018-2019시즌 초에 열려 김봉길호의 경기력이 올라가지 않으면 토트넘이 손흥민을 놔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선수차출의무 대회가 아니다. 실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손흥민은 소속구단인 독일 레버쿠젠의 거부로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김봉길호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다”면서 “수비도 흔들리고 2선 침투나 측면 공격, 전술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손흥민이 올 수 있다면 U-23 대표팀 전체가 힘을 받을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과연 합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인데 정 어려울 경우 아시안게임 8강 이후부터 합류하는 방법 등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