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앞두고 지자체 차원의 남북교류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남북 관계의 ‘훈풍’이 지자체와 민간분야 교류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1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2년여 만에 재개된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교류 사업 준비가 활발해지고 있다. 광주시는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 참가는 물론 올해 하반기에 개최하는 광주비엔날레에 북한참관단 초청 등을 추진한다. 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북한문화 특별전을 개최하는 등 5건의 ‘광주형 남북 교류협력’ 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시는 앞서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 북한 참가를 요청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전남도는 오는 9월 세계수묵화비엔날레에 북한 작가를 초청하기로 했다. 도는 2007년 10월 준공된 평양 발효콩 공장의 제2공장 설립을 지원하고 북한 산모와 영유아에게 이유식 재료도 보낼 예정이다. 도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015년 전남지사 재임시절 북한에 제안했던 ‘땅끝 협력사업’에도 나선다. 한반도 땅끝의 상징성을 감안해 전남도가 함경북도의 산모와 불우이웃 등에게 미역과 쌀을 보내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다.
서울시는 내년 개최하는 제100회 전국체전에 북한 평양 선수단 파견을 제안하고 ‘경평축구’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논의한다. 시는 이를 위해 북한전문가와 체육인 등 총 10명 안팎의 ‘경평축구 부활 자문회의’를 결성할 방침이다. 시는 내년 전국체전에 평양 선수단 참가가 성사될 경우 양 도시 간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상호교류를 강화할 계획이다.
강원도 역시 남북교류 사업 재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원도는 오는 25일 중국 쿤밍에서 강원FC가 북한 4.25종합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고 밝혔다. 도는 오는 4월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와 6월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강원도 선수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통일부와 협의한다. 도는 스포츠 교류가 금강산관광 재개와 북한 백두대간 산림복원 공동사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는 고려 개국 1100주년 맞아 남북국제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려 수도였던 개성과 몽골 침략기 수도였던 강화의 궁궐터 및 성곽에 대한 발굴과 재건을 통해 남북이 고려 역사를 재조명하자는 것이다. 경기도는 2016년 2월 폐쇄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개성공단에 기초한 통일경제특구 조성은 남경필 지사의 대표적 공약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010년 5·24 대북제제 조치 등으로 중단된 지자체의 대북교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모처럼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가 실효성 높은 교류협력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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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훈풍타고… 지자체 대북 교류도 기지개
입력 2018-01-1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