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에서 롱패딩 특수에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 반면 롱패딩 말고는 이렇다할 인기 품목이 없어 고민에 빠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라푸마, 네파, 아이더, 레드페이스 등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지난해 핫 트렌드인 롱패딩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해 11월부터 일찍 추워진 날씨도 롱패딩 판매를 도왔다.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11월 한 달 매출액 940억원을 달성하며 브랜드 출시 이후 월매출 최고 기록을 세웠다. 12월말 기준 대표제품 ‘레스터 벤치파카’ 누적 판매량이 약 18만 장에 이르고 롱패딩 ‘리빙스턴’의 경우 여성용은 완판, 남성용은 약 80% 가량 판매됐다.
라푸마에서도 설현이 광고 모델로 나선 롱패딩 ‘레오2’가 지난해 11월 중순 출시 물량의 90% 이상을 판매해 12월 초 3차 물량의 추가 주문재생산(리오더)에 들어가는 등 인기를 끌었다.
네파의 사이폰 벤치다운은 전년 대비 320% 증가한 9만장이 판매됐다. 7차 리오더가 진행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누적판매율은 90%에 이른다. 아이더의 경우는 롱패딩 스테롤의 경우 1월 중순 현재까지 95% 판매가 완료됐다.
레드페이스도 롱패딩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4주 연속 300%씩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중 대표제품인 콘트라 튜브테크다운 롱재킷도 완판됐다.
하지만 롱패딩 특수는 ‘반짝 인기’에 그칠 거라는 게 아웃도어 업계의 중론이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롱패딩이 지난해 10∼20대 층에게 인기를 많이 끌었는데 올해 연말만 되어도 유행이 지나 부모 세대인 중장년층이 많이 입을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즌에는 롱패딩이 잘 되었지만 올해에도 이같은 빅 트렌드가 이어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15년 6조원대, 2016년 5조원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4조 5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도어 업계가 예전 같은 전성기를 구가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중장년층에서 아웃도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스포츠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는 아웃도어의 특성상 전체적인 판매율이 오르기보다 트렌드성 제품만이 잘 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웃도어 업계는 실제로 맹추위가 오지 않고 이렇다할 트렌드가 없었던 2015년과 2016년의 경우 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행은 돌아오는 만큼 다음 유행 트렌드를 빨리 쫓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롱패딩이 유행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른바 ‘숏 패딩’이 유행했다”며 “이런 트렌드를 잘 이용하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쿠키뉴스 기자
롱패딩만 잘 나가네… 고민 빠진 아웃도어
입력 2018-01-21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