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지점 제주서 520㎞
오염면적 확대로 피해 우려
중국 동부 해상에서 최근 침몰한 이란 유조선에서 기름이 계속 유출되고 있어 해양 생태계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침몰 선박에서 유출된 기름 오염 면적이 확대되고 있고, 제주도와 일본도 피해 영향권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양국은 침몰된 이란 유조선 산치호 주변을 실시간 모니터링한 결과 기름 유출 면적이 지난 14일 10㎢에서 15일 58㎢, 16일 69㎢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해양국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산발적으로 확산된 40㎢를 합치면 유출 면적은 총 109㎢에 달한다고 했다. 또 유조선 침몰 인근 31곳의 해수를 샘플 조사했더니 유류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고 수질은 4등급 해수보다도 훨씬 더 나빴다고 전했다.
산치호는 지난 6일 13만6000t의 콘덴세이트유(응축유)를 싣고 이란에서 한국으로 향하던 중 홍콩 선적 화물선과 충돌, 불길에 휩싸여 표류하다 14일 오후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현재 해저 150m 바닥에 누워 있는 유조선에서 계속 기름이 나오고 있다.
선박에 실린 콘덴세이트유는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으로 꼽히는 1984년 엑손 발데스호의 원유 유출량 4만t을 훨씬 넘어선다. 무색무취한 콘덴세이트유는 독성이 강하고 물에도 잘 섞여 환경 파괴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재된 기름의 20%만 해양에 유출돼도 피해 규모가 엑손 발데스호의 알래스카 사고와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제주도와 일본 해안까지 피해 영향권으로 거론된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국립해양센터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산치호 기름 유출 경로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름이 일본 해안과 제주도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해양국 측도 바람과 해류 영향으로 기름 오염이 북쪽 방향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 해역의 기름 오염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미 서부 해안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산치호 침몰 위치에서 제주도는 520㎞, 일본 가고시마는 340㎞, 오키나와 나하는 290㎞ 떨어져 있다. 중국 대륙에서 가장 가까운 저장성 닝보시와는 400㎞ 거리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中해상 침몰 유조선 오염 “제주·日까지 영향권”
입력 2018-01-17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