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회장 피의자 신분 檢 출석… 100억대 비자금 조성 혐의

입력 2018-01-17 18:42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준(50·사진)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강제수사 착수 한 달 만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후 재벌 총수의 검찰 소환은 조 회장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24분쯤 검찰 청사 앞에 모습을 나타낸 조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답했다. 그는 “집안 문제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2010∼2015년 측근 홍모(49)씨의 깡통 회사를 효성그룹 건설 사업 유통 과정에 끼워 넣어 1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씨 신병을 확보한 뒤 조 회장으로 수사망을 좁혀가려 했지만, 홍씨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자 조 회장을 바로 부르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회장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에 효성이 수백억원을 부당 지원하게 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친분 있는 여성 4명을 촉탁사원 형식으로 고용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김양수)는 이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글=황인호 기자, 사진=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