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오경보 사흘 만에…
홈피·스마트폰 푸시 전파
5분만에 정정… “죄송” 사과
“인터넷에 속보 쏘다 잘못조작”
일본의 국가기간방송 NHK가 16일 있지도 않은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하며 대형 오보를 냈다. 지난 13일 미국 하와이에서 ‘탄도미사일 접근 중. 즉시 대피할 것’이라는 오(誤)경보 사태가 벌어진 지 불과 사흘 만에 일본에서 유사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실수로 인해 핵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
NHK는 이날 오후 6시55분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 같다. J-얼럿(경보). 정부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라며 긴급속보를 내보냈다. J-얼럿은 일본 정부가 발령하는 전국 순간경보시스템이다.
실제 미사일 발사가 없었음에도 해당 속보는 NHK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자동알림(푸시)으로 시민들에게 곧장 전파됐다. NHK는 5분 뒤인 7시에 공지를 통해 “오후 6시55분에 NHK 뉴스 웹사이트와 NHK 뉴스·방재 프로그램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 같다’는 속보가 나왔지만 잘못됐다. J-얼럿은 발령되지 않았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정정했다. NHK 7시 뉴스에서는 앵커가 직접 고개 숙여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NHK는 “속보를 인터넷에 전달하는 장치를 잘못 조작해 오보 사태가 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국민들은 뜻밖의 오보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들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NHK가 정작 실제 미사일이 발사되면 보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한 시민은 “NHK가 미사일 발사 소식을 발표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북핵 위기를 일부러 조장하고 있는 행태를 비꼬기도 했다.
북핵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이런 사고가 난 것은 아주 무책임한 일이었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국가기간방송이 핵전쟁 경험까지 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확인 절차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고 대형 오보를 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조성되고 있는 ‘평화 무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日 NHK도 “北 미사일 발사” 오보 소동
입력 2018-01-16 22:02 수정 2018-01-16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