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대석-박춘희 송파구청장] “얘기 들어만 줘도 문제 절반 해결된 것”

입력 2018-01-16 21:45

박춘희(64·사진) 서울 송파구청장은 오후 6시가 넘으면 곧바로 퇴근한다. 늦어도 6시30분 이전에는 구청을 나가고, 밤에 다시 구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주말에 구청에 나오는 일도 없다.

박 구청장은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직원들에게 일찍 퇴근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면서 “내가 나가면 간부들이 퇴근하고, 간부들이 퇴근해야 직원들도 집에 간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을 대할 때나 주민들을 만날 때나 늘 내가 생각하는 게 있다”면서 “얘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 것이고, 사람의 마음을 읽으면 일이 풀린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의 대표작으로는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가 꼽힌다. 지난 2014년 산후조리원 기능을 갖춘 산모건강센터로 건립된 이 건물은 국내 최초의 공립 산후조리원으로 이후 국내 모자보건사업의 롤모델이 됐다. 그는 “2010년 구청장에 처음 출마하면서 했던 공약이 산모건강증진센터였다”며 “지난 연말에는 국내 산후조리원 중 처음으로 KS 인증을 받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2014년 재선 당시 내걸었던 공약은 ‘송파책박물관’이었다. 박 구청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책 읽는 송파’ 사업의 하이라이트가 될 송파책박물관은 전국 최초의 책 전문 공립박물관이다. 지난해 공사가 시작돼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올 연말에는 또 다른 작품이 선보인다. 국내 청소년 시설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품은 ‘송파 청소년문화의집’이 그것이다. 청소년은 그동안 행정에서 별로 주목하지 않은 대상이었지만 박 구청장은 2015년 1월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청소년과를 신설하고 창의적인 정책들을 제시해 왔다.

박 구청장은 “주민 토론회에 가보면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들”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이 방과 후 여가시간을 보낼 장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많아서 청소년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한 2명의 여성 구청장 중 한 명이다. 오는 6월 3선에 성공한다면 여성 구청장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 된다. 박 구청장은 “송파구는 향후 수년간 재건축, 재개발이 계속해서 진행돼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갈등과 혼란이 아니라 화합과 소통으로 그 변화의 시간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