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자료 연설문은 직접 전달… 일정표 등은 최순실이 요청”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등 109회 공판에서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문건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집권 초기 박 전 대통령이 연설문 등을 작성할 때 “최씨 의견을 들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해 자신의 판단으로 문건들을 최씨에게 보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은 어느 문건이 최씨에게 갔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대통령 뜻을 헤아려 도움이 되고자 한 일인데 제가 과하게 행동했다”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말씀자료와 연설문 외에 인선자료나 순방일정표 등은 최씨 요청에 의해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증언을 거부했다. 그런데도 이날은 증언을 거부하지 않은 이유를 국선변호인이 묻자 “같은 사안에 대해 계속 출석 요청한다면 증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정호성 여전한 ‘주군’ 감싸기
입력 2018-01-16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