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고혈압 약 등을 단순 복용하는 경증 만성질환자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2년 내 치료이력이 없는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 당뇨 등 병력자와 5년 내 발병하지 않은 암 병력자도 가입 가능하다. 보험료는 50대 남자 기준으로 3만4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보험업계와 함께 1년 동안 논의해 유병력자 실손보험(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실손보험)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상품은 기존 18개 가입심사 항목(병력 관련 5개, 임신·장애 여부, 위험한 취미 유무, 음주·흡연 여부, 직업, 운전 여부, 월소득 등)을 6개(병력 관련 3개, 직업, 운전 여부, 월소득)로 줄였다. 치료이력(입원이나 수술, 7일 이상 치료)은 최근 2년간만 본다. 5년간 발병·치료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은 암 1개만 해당된다. 기존에는 암, 백혈병,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 당뇨병 등 10개였다. 백혈병을 앓았지만 최근 2년간 입원이나 수술, 7일 이상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 심사·보장 항목에서 ‘투약’을 뺐다. 만성질환자가 간단한 투약만 하고 있다면 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다만 만성질환자의 입원과 통원 외래진료비를 보장하지만 투약비는 보장하지 않는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가입했을 때 본인 직접부담금은 의료비의 최대 30%까지다. 입원 1회당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당 2만원의 가입자 부담금도 있다. 비급여 MRI나 비급여 주사제, 도수치료 등 3대 비급여 특약은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보험개발원은 유병력자 실손보험료가 50세 기준으로 남성 3만4230원, 여성 4만8920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일반 실손보험료(50세 기준으로 남성 2만340원, 여성 2만9400원)보다 다소 높다. 실제 보험료는 4월 출시를 앞두고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경증 만성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새로운 질병·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가벼운 만성병자도 실손보험 가입한다
입력 2018-01-16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