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되면 형아도 만난다… 만나서 즐겁고 재밌게 놀아요”

입력 2018-01-17 00:00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해피월드복지재단 새꿈터 학생과 교사들이 가족 초청 잔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꿈터 제공
“통일이 되면 큰이모도 만나고 형아도 만난다/전쟁이 또 나면 안 된다/그럼 만나고 싶은 가족을 못 만난다/통일이 되면 만나서 즐겁고 재밌게 놀아요/보고 싶은 사람 만나고 많은 사람도 만난다”(김민성 ‘우리나라 통일’).

“오늘은 헤어진 가족 만나는 날/옛날 사진 챙기고 이쁜 옷도 입고/차를 타고 도착하니 빨리 보고 싶네/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계속 기다리네/북한에서 온 나의 헤어진 가족 만나니/눈물 똑똑 또르르르 흘러내리네/나의 가족이여 다시 만나세/빨리 통일되어 만나세/그럼 안녕…또르륵…”(송지현 ‘눈물 바다’).

탈북민들의 초등학생 자녀들이 남한에 정착해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표현한 동시가 가득한 시집이 발간됐다.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 부설 해피월드복지재단의 새꿈터는 지난 한 해 탈북민 가족 자녀 ‘꼬마시인’ 20명이 쓴 시를 엮은 동시집 ‘소망의 노래’(자연에서·사진)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동시집에는 총 97편의 시가 담겼다. 아동들이 1년간 쓴 시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3∼5점씩 골라 실었다. 식물 동물 우리 통일 등이 주제이다.

20명 남짓한 작은 지역아동센터인 새꿈터는 탈북민 가족 아동들의 맑고 순수한 동심을 담는 글쓰기 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즐거운 일이나 슬픈 일, 새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음속 이야기를 동시로 그려낸다. 동시에는 하루빨리 남북이 통일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묻어난다. 특히 새꿈터 김선희 교사와 함께 ‘생태학습’ ‘자연관찰’ ‘대한민국 전통 민속놀이’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오롯이 담았다. 동시집에는 동시를 쓴 아이들의 그림이 함께 실려 시의 정취를 더한다.

교회는 오후 3시30분부터 저녁 8시30분까지 새꿈터를 운영한다. 간식을 제공하고 한글과 영어 수학 과학 음악 미술 등을 가르치며 한국 적응을 돕고 있다. 접경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교회로서 통일한국 시대를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

직원 4명을 포함해 자원봉사자 50여명이 교사와 석식보조, 차량운전 등으로 돕고 있다.

정 목사는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로 국가와 사회, 가정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 안혜란 권사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부강한 자유민주주의 나라로 만들어갈 아이들”이라며 “이 아이들을 보면 나라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아이들이 꿈을 펼치도록 응원해 달라”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