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250여명 일자리 잃어
상가·원룸촌 줄줄이 문 닫아
“편입생 유치하겠다”는 대학들
재학생들 거센 반발에 진통
“설마설마했는데…. 말 그대로 초상집이다.”
지난해 12월 13일 교육부가 학교 폐쇄 명령을 내린 이후 서남대와 전북 남원 지역사회는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0여명에 이르는 교직원은 다음 달 28일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들은 2년 넘게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도 학교 회생을 손꼽아 기다려 왔지만 결국 마지막 촛불 앞에 서게 됐다. 이들이 받지 못한 보수를 모두 합하면 200억원이 넘는다.
직원 K씨는 “그동안 대출로 근근이 버텨왔다. 밀린 월급은 나중에 준다고들 하는데, 청산 작업이 3∼4년씩 걸릴 것이라고 하니 숨이 막힌다”며 “직장이 없어지면 상당수가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근 상가는 줄줄이 문을 닫고 원룸촌도 안내판만 남았다. 남원시는 지역의 교육 붕괴는 물론 가뜩이나 힘든 경제에 여파가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정린 서남대정상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서남대가 폐교하면 직원 1000명이 넘는 공장이 문을 닫는 것과 같다. 반대로 이 같은 회사를 유치하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며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올인한다고 내세우고 있으나 완전 거꾸로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편입학도 진통이 크다. 교육부는 2000여명에 달하는 학생 대부분이 인근 대학으로 옮겨가 큰 탈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일단 편입생을 받겠다고 한 대학 재학생들의 반발이 세다. 전북대는 186명의 의대생을 모두 유치하겠다고 나섰으나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연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각 학교의 까다로운 조건이 더해져 서남대 학생들의 응시율도 높지 않다. 실제로 1425명을 모집키로 한 원광대가 지난 8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371명만 지원하는데 그쳤다. 2012∼2014년 문 닫은 전국 3개 대학 학생 편입률이 44%에 불과했던 것을 떠올리면 앞날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남원에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반발 기류가 강하다. 학교 폐쇄를 기정사실화하고 차후 일정을 논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남원=김용권 기자
‘서남대 폐쇄명령’ 이후… 주변 대학마다 ‘편입 반대’ 진통
입력 2018-01-16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