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사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14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에 대해 “단일팀 논의 시기는 누가 봐도 촉박한 게 사실”이라며 “시합을 뛰는 선수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인 그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IOC, 북한 체육계 관계자들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8일 출국한다.
유 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계적 감동을 선사해줄 수 있다는 대승적 측면에서는 단일팀을 환영한다”면서도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단일팀 제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이해한다”고 선수들의 심정을 헤아렸다.
앞서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선수들의 힘은 정치 앞에서는 미약하기만 한 듯하다. 최소한 선수들의 의사는 먼저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존중받고 그들의 열망이 지켜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글 제목이 ‘선수들이 올림픽의 심장’이었다. 정부가 선수 등과 소통하지 않고 북한에 단일팀 제안을 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직까지 단일팀이 결정된 것은 아닌 상황에서 찬반 입장을 펴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선수들을 대변하는 자리”라며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다면 좋겠지만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감동을 보면 단일팀의 순기능이 분명 있지만 올림픽만 바라봐 온 선수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제대로 된 팀을 구성하기엔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유 위원의 해석이다. 유 위원은 “로잔 회담이 끝나면 올림픽 개막까지 2주 남짓이 된다”며 “2주 전이면 피치를 올리는 게 아니라 마무리 훈련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의 국민청원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경원 기자
유승민 “남북 단일팀, 선수들 목소리 귀 기울여야”
입력 2018-01-14 21:53 수정 2018-01-15 1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