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초 폐교 강행… 학부모들 대책 없어 ‘발 동동’

입력 2018-01-14 19:07 수정 2018-01-14 23:02

서울 은평구 사립 은혜초등학교가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폐교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학생들이 모두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지만 대책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14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재단 측은 최근 학부모들과 만나 다음 달 말까지만 학사운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학부모 측은 학비를 인상하는 대신 폐교 신청을 1년6개월 미뤄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단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의 계획대로 폐교가 진행되면 이 학교 학생 235명은 다음 달 말까지 모두 전학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교육청은 은혜초가 사립학교인 만큼 학사운영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학생 한 명이라도 학교를 다니겠다고 하면 폐교할 수 없다”는 취지로 재단의 폐교 인가 신청을 반려했지만 이는 압박 수단일 뿐이란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초는 국가 재정 지원도 받지 않고 입학생도 개별적으로 모집해 (개입할) 명분을 찾기 힘들다”며 “교육청도 일단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폐교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이 폐교를 강행하자 일부 학부모들은 이달 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비대위는 지난 9일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재정문제를 원인으로 폐교결정을 내린 재단 이사회에 교육의 의미와 가치를 묻고 싶다”며 비판했다. 전교생 235명 중 전학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된 인원은 90여명뿐이다.

은혜초는 지난달 28일 학부모들에게 공문을 통해 “수년간 지속된 학생 결원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됐다. 2018년 2월 말 폐교를 결정하게 됐다”고 통보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