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웨버·테스티노 고발
신체 더듬고 강제 추행 등 다양
두 작가는 “터무니없다” 일축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성범죄 고발 운동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뉴욕 패션계의 전현직 남성 모델 28명이 저명한 패션 사진작가 브루스 웨버(72·사진 왼쪽)와 마리오 테스티노(64·오른쪽)의 성범죄를 고발하고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웨버와 일했던 15명의 전현직 모델들은 그가 사진 촬영 도중 불필요하게 누드를 요구하거나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모델인 로빈 싱클레어는 “웨버가 손가락을 내 입에 집어넣거나 내 은밀한 곳을 움켜쥐는 등 엄청난 추행을 했다”고 고발했다. 다른 남성모델들도 웨버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또 13명의 남성모델과 어시스턴트들은 테스티노가 신체를 더듬는 등 각종 변태 행위를 했다고 증언했다. 테스티노의 어시스턴트였던 휴고 틸먼은 “테스티노가 호텔 방에서 자신을 강제로 침대에 눕히고 추행을 시도했으나 마침 다른 사람이 들어와 상황을 모면했다”고 말했다. 또 모델 출신 배우인 라이언 로크는 테스티노에 대해 ‘성적 약탈자’라고 칭하면서 “패션계에서는 테스티노가 악명 높은 맹수이기 때문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경계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나 역시 호텔 방에서 그가 성추행하려고 했을 때 타월을 던지고 뛰쳐나왔다”고 고백했다.
두 사진작가는 성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웨버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테스티노는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라는 사람들의 말에 신뢰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웨버와 테스티노는 패션잡지 ‘보그’와 캘빈클라인, 랄프 로렌 등 유명 브랜드를 고객으로 둔 거물이다. 또한 영국 왕실을 비롯해 유명 인사들의 사랑을 받는 사진작가여서 파문은 커질 전망이다. 이미 패션잡지 보그는 “앞으로 웨버, 테스티노와는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이번엔 남성… 전·현 모델 28명 “우리도 #Me Too”
입력 2018-01-14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