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웅(사진)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성사 여부에 대해 “이미 상정된 제안이기 때문에 IOC에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은 북한 측이 남북 단일팀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대답할 일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단일팀 구성은 어느 한 쪽에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IOC에서 다 함께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최근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을 방문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장 위원의 이 같은 답변은 그간 우리 정부가 보이던 입장에 비해 크게 진전된 내용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통일부를 통해 남북 회담을 제안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남북 공동입장과 공동응원단 구성은 물론 단일팀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문체부는 공동입장·공동응원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의제로 봤지만, 남북 단일팀 문제만큼은 세심하게 논의할 방침이었다.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결부된 문제라서였다. 그간 정치권에서 올림픽 남북 단일팀 제안이 제기될 때마다 “4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바라보고 노력했던 우리 선수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대한체육회도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평창에 파견할 인원은 약 400∼500명으로 예상된다. 선수단 이외에도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의 참가가 예정돼 있다. 우리 정부가 공식 제안하고 장 위원이 즉답을 피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는 20일 로잔에서 평창조직위, 남북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이 회담한 이후 확실한 방향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의 국민청원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경원 기자
장웅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IOC 고려중”… 靑홈피엔 “반대” 청원
입력 2018-01-1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