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통 같은 나라 이민을 왜 받나” 트럼프 공개 욕설에 美 ‘발칵’

입력 2018-01-12 18:35 수정 2018-01-12 22:10

영국 실무방문도 갑자기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천박한 언사가 또다시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놨다. 낯부끄러운 욕설로 이민자들의 출신 국가를 비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을 가리지 않고 각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여야 상원의원 6명을 만나 아이티와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국가 출신 미등록 미성년 이민자 보호 관련 합의안에 대해 토론하던 중 “우리가 왜 ‘똥통(shithole)’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받아줘야 하는가”라고 발언했다. 이어 전날 정상회담을 가졌던 노르웨이를 비롯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국가의 이민자들을 더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골적인 인종차별 의식을 드러낸 발언이 전해지자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조차 경악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아이티 혈통으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 미아 러브 유타주 하원의원은 “미국의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격분했다.

이민자가 많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대표 지역지 엘에이타임스는 사설에서 “충격적이고, 미성숙한, 비인간적이고 천박하면서도 미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발언”이라면서 “세계 모든 유색인종을 공격하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크리스틴 엠바 WP 칼럼니스트는 “미국은 언제나 ‘똥통’ 국가들로부터 이민자들을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달 예정된 영국 실무방문을 갑자기 취소해 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12일 트위터에 “내가 런던 방문을 취소한 것은 기존 미국대사관을 팔아치우고 후미진 곳에 새 대사관을 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팬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 짓기 시작한 런던의 새 대사관을 다음 달 개관할 예정이고,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