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이하 ‘혁명 이후 세대’
당국 “체제 위협될 것” 판단
이란 당국이 최근 반정부 시위에 나섰던 젊은이들을 대거 체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학력에 자기주장이 강한 이들 ‘혁명 이후 세대’가 향후 이슬람 체제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미국 윌리엄스칼리지 방문교수 셰르빈 말렉자데는 10일 워싱턴포스트(WP)에 ‘왜 이란은 시위 청년들을 잡아들이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란 당국이 잡아들이고 있는 시위 참가자 대부분이 학사 학위를 가진 젊은이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까지 구금된 시위 참가자의 90% 이상이 25세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 청년들은 이란 역사상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계층으로 평가된다. 18∼24세 중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이 70% 이상으로 10년 전의 세 배다. 상당수가 학생 또는 대학 졸업생이라는 의미다.
자연히 이 연령대 취업자 수는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청년층의 40%가 아예 일을 하지 않거나 안정적 소득원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들이 이슬람 체제에 ‘불가피하고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렉자데 교수는 전했다.
1979년 이란혁명 세대의 손자뻘인 이들 청년은 완벽한 고등교육 기회를 가진 첫 세대지만 부모 세대와 달리 취업을 최종 목표로 삼기를 거부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게 되는 등 고학력이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층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점도 이들을 회의적으로 만들고 있다.
청년층은 반정부 시위 참가자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이 정부를 상대로 행동에 나선다고 해서 모든 걸 불태워버리고 싶어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렉자데 교수는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란 시위 주축은 고학력 실업 청년”
입력 2018-01-11 19:13 수정 2018-01-11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