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는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 한반도 평화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 교단은 “비핵화 없이 진정한 평화도 없다”면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은 2015년 12월 이후 2년 동안 중단됐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환영하며 좋은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 “한교총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지원하고 봉사할 것이고 이번 대화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 K)도 “회담을 시작으로 한국 교회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어야 하며 이와 함께 군사적 긴장 완화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면서 “그동안 있었던 남북 합의와 선언들을 존중하는 계기로 삼자”고 했다. 이어 “민간과 정부 차원의 대화와 교류협력이 전개되길 바라며, 합의된 내용들을 준수하고 이를 통해 남북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권면했다.
“남과 북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기로 결단한 것을 환영한다”고 운을 뗀 이재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는 “이제 남북 모두 어떤 경우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공동의 인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남북이 협력해 평창올림픽을 평화 축제로 이끌어 세계적으로 전쟁과 갈등을 넘어 평화적 공존을 증거 하길 바라고 민간 차원의 교류도 점진적으로 확대하자”고 덧붙였다.
유은주 평통연대 사무총장도 “이번 회담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회담이 그동안 단절됐던 대화를 남과 북이 주도해 나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고, 기존에 남북이 합의한 부분의 이행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비핵화를 위한 협상도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계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은 “북핵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환영만 하는 건 섣부르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과거 역사를 돌아볼 때 남북 관계가 또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며 신중론을 폈다. 전 총회장은 “통일은 하나님이 주실 선물인 만큼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때를 구하며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최기학 예장통합 총회장도 “갈등과 분쟁을 버리고 화합과 용서의 길로 나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남과 북의 대화와 교류가 이뤄지는 새 역사를 소망하지만 이와 동시에 핵 위협이 사라져야 한다”고 비핵화가 진정한 평화를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못 박았다.
장창일 백상현 이사야 최기영 기자
교계, 남북 고위급 회담에 온도차… “평화의 시대로” “비핵화가 우선”
입력 2018-01-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