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꺾인 가계부채… 상승폭 9개월만에 최저

입력 2018-01-11 05:05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은행 및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다. 남북 해빙 분위기에 따른 북핵 리스크 완화로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대폭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2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월별 증가액으로는 지난해 3월 2조9000억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가계부채 폭증기였던 2015∼2016년 12월 평균 증가액 5조2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적고, 2010∼2014년 12월 평균 3조7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조8000억원만 늘어났다. 12월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5만 가구를 넘기며 중도금대출 등이 일부 상환된 덕을 봤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도 1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말 상여금 덕분에 신용대출 고공행진이 멈췄다.

한은과 별도로 금융위원회가 파악한 제2금융권의 12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7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5조8000억원 증가액과 견주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금융위는 “2017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7.6%를 기록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면서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 노력, 가계부채 대책 효과 가시화로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대외 차입 여건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한국이 외국에서 돈을 빌릴 때 신용위험 때문에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이율인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평균 55bp(1bp=0.01% 포인트)로 집계돼 지난해 6월(52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북핵 리스크 고조기인 9∼10월엔 월평균 70bp를 넘어섰다. 환율처럼 급등락이 심하긴 하지만, 지난 8일엔 CDS 프리미엄이 46.6bp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된 남북 화해 분위기가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