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 정시 경쟁률 껑충… 영어 절대평가·변별력 약화 원인

입력 2018-01-09 22:55

서울 주요 대학들의 2018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영어 영역의 절대평가 전환, 대학수학능력시험 변별력 약화 등 때문인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수험생들은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9일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의 정시 경쟁률(일반전형 기준)을 취합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4.12대 1에서 올해 4.36대 1로 올랐다. 2013학년도(4.76대 1)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고려대는 4.12대 1에서 5.36대 1, 서강대는 5.77대 1에서 6.86대 1로 상승했다. 연세대도 4.83대 1에서 5.33대 1, 중앙대 14.31대 1에서 14.74대 1, 한양대 5.66대 1에서 6.10대 1로 높아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시모집 인원이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수능 변별력 약화를 경쟁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절대평가 전환으로 영어 1, 2등급 인원이 대폭 늘어 사실상 국어 수학 탐구 3개 영역이 변별력을 좌우하는 상황”이라며 “중상위권 학생들이 한두 과목만 잘 봤어도 정시에서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이 역시 영어 절대평가 전환과 수능 변별력 약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3시까지 모집정원 860명에 1998명만 지원해 2.3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원서접수 마지막 3시간 동안 1752명이 지원서를 냈다. 연세대는 오후 3시까지 3.14대 1이었다가 5.33대 1로 껑충 뛰었다. 마감 2시간을 남겨두고 2884명이 몰렸다.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의 경우 10대 1로 인문 계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마감 3시간 전 경쟁률은 1.25대 1에 불과했었다. 불과 2시간 사이에 경쟁률이 8배로 뛰었다. 고려대는 오후 2시에는 2.82대 1에 그쳤지만, 오후 5시 마감 때는 5.36대 1이었다. 전체 지원자 4298명 가운데 막판 3시간 동안 지원자 절반에 가까운 2033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