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은 北대표단… 자꾸 말 걸어온 北기자단

입력 2018-01-09 18:17 수정 2018-01-09 20:11

북측 대표단은 9일 도보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회담장인 남측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오전 65분간 전체회의를 마친 후 남북 수석대표 접촉에 이어 수석부대표 접촉도 이뤄졌다. 수석대표를 제외한 남북 대표단의 실무회담도 수차례 이어졌다.

북측 대표단은 오전 9시30분쯤 걸어서 MDL을 넘어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남측 대표단이 평화의 집에 도착한 후 45분 지난 뒤였다. 남측 대표단 5명은 평화의집 1층 로비에서 북측 대표단을 맞았다. 북측 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장관 취임을) 축하합니다”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북측 대표단은 오전 회담을 마친 후 오후 1시쯤 북측 통일각으로 넘어가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2시14분쯤 다시 도보로 남측 회담장에 돌아왔다.

북측 대표단 지원단에는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남 라인 핵심인 맹 부부장은 2015년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를 공항에서 영접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북한 최고위급 3인방이 전격 방남했을 때 대표단에 포함됐다. 맹 부부장 역할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남측 대표단은 앞서 오전 7시32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회담장으로 출발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 20여명은 통일대교 남단을 지나는 남측 대표단 버스를 향해 ‘남북 고위급 회담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어 보이며 환송했다.

북측 기자 6명은 남측 취재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선중앙통신 소속이라고 소개한 한 기자는 오전 회담장에서 남측 취재진에 “회담을 좀 많이 취재해봤는데 분위기가 오늘 특히 좋다”고 말했다. 또 “날씨가 오늘은 많이 춥다” “남조선 쪽에선 기자들이 몇 명 왔느냐” “어느 회사 소속이냐” 등 질문을 하기도 했다. 남측 기자가 ‘통일부 출입기자’라고 소개하자 잘 이해하지 못하다가 ‘통일부를 담당하는 기자’라고 설명하니 알아듣는 모습도 보였다.

김경택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