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39조6000억·영업이익 53조6000억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6조·영업익 15조
반도체 사업 호황이 최대 실적 이끌어
올해는 원화 강세·중국 추격 거세져
작년 수준의 지속 성장은 어려울 듯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239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53조6000억원을 기록해 2017년은 삼성전자에 최고의 한 해가 됐다. 반도체 분야에서 수요가 몰려 전례 없는 ‘슈퍼 호황’을 맞은 덕택이다. 그러나 올해는 원화 강세와 중국의 추격 등으로 지난해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9일 2017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기록이다. 다만 여러 증권사가 예측한 15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원화 가치 상승과 지난 연말 상여금 지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 50조원 돌파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이다. 전 세계에서도 연간 50조원 이상 이익을 내는 기업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주인공은 반도체다. 빅데이터 서비스가 늘어나고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 15조1000억원 가운데 최소 10조원을 반도체 분야가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분야도 갤럭시 노트8 등이 잘 팔려 막대한 영업이익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37%로, 제조업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처럼 최고 실적을 경신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의 견제와 추격이 가장 큰 변수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의 생산 능력 증가가 반도체 공급 초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자국 업체를 위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반독점 조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지속적인 원화 강세도 영업이익을 깎아먹는 요인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셀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는 다음달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 열었다
입력 2018-01-1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