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美빙속 데이비스 vs 평창중계 NBC, ‘논쟁’ 벌인 까닭

입력 2018-01-10 05:05
샤니 데이비스가 최근 SNS에 올린 역대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대표들의 명단 사진. 여기에는 NBC 보도와 달리 데이비스가 5번째 출전한 것으로 돼있다. 데이비스 트위터

“NBC(미 방송사)는 일관적이군요.” 평창올림픽 참가가 예정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샤니 데이비스(36)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톰 해먼드 등 NBC스포츠 캐스터와 전직 스피드스케이터들의 이름을 언급한 뒤 ‘무례하다(disrespectful)’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NBC스포츠가 자신의 올림픽 출전 이력을 실제와 달리 축소해 전달하고 있다는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일관적’이라는 표현은 당사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보도가 수정되지 않는다는 비아냥이었다. NBC스포츠는 지난 4일(한국시간) 데이비스가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발전 결과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자 “데이비스가 4번째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는 이 뉴스에 발끈해 자신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도 참가했으며, 평창은 5번째 올림픽 경험이 된다고 강변했다.

데이비스는 지난 5일에는 아예 “NBC를 위한 재미난 사실”이라는 트윗을 올리고 밀워키 페티트 내셔널아이스센터에 걸린 역대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들의 명단 현수막 사진을 게시했다. 자신의 이름이 2002년 쇼트트랙 대표팀으로 적시된 사진이었다. 데이비스는 아폴로 안톤 오노와 함께 찍은 2002년 쇼트트랙 대표팀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NBC스포츠는 기사를 고치지 않았다.

올림픽마다 거액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주관방송사이기도 한 NBC를 고려하면 퍽 용감한 설전이었다. 정면으로 NBC스포츠를 비판하는 데이비스에게 팬들은 “언제부터 NBC에서 팩트를 기대했느냐”며 동조했다. 다만 일부 팬은 “2002년에 출전 기록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NBC스포츠도 “데이비스는 2002년엔 쇼트트랙 계주의 대체선수로 선발된 것이었고,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실제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이는 선수 본인과 언론이 올림픽 참가의 기준을 다르게 생각해 벌어진 논란이다. 출전권 획득을 기준으로 올림픽 참가 이력을 따진다면 평창올림픽은 데이비스의 5번째 올림픽이 된다.

하지만 출전 기록을 기준으로 따진다면 데이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경험을 인정받지 못한다. 공식적으로 남긴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제공하는 역대 올림픽 선수 소개란에서도 데이비스의 올림픽 이력은 2006년, 2010년, 2014년으로 표기돼 있다. 추후 평창올림픽 참가 이력이 갱신되더라도 4차례에 머문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